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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거나 모자라는 건 곤란해카테고리 없음 2019. 11. 5. 22:22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자신의 조직 안에서 다른 여성과 같은 눈높이로 관계를 맺어왔다. 서열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를 맺어왔기에 그녀들에게 수직 개념은 다소 낯설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같은 여성인 상대가 나보다 뛰어나거나 모자란 것을불편하게 여긴다. 바꿔 말하면 같은 여성에게 뒤지거나 복종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 자신이 너무 잘나면 스스로 낮춰서라도 적응하려 애쓴다. 그녀들은 서로 비슷한 상태에 머물러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필리스 체슬러는 소년과 소녀의 집단 문화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에더와 키니의 연구를 보면 소년들은 자신의 집단에서 친구들이 자기보다 뛰어나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집단의 누군가가 승리를 거두면 그 집단의 다른 소년들도 자신의 지위가 올라가는 기분을 느꼈다. 반면 소녀들의 집단은 동등한 상호 호혜를 요구하고 있으며, 구성원 간에 지위가 조금 변화라도 일어나게 되면 위협을 강하게 느낀다. 이는 소녀 집단의 평등주의 정신에 위배된다. 여자들사이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평등을 바탕으로 한 신뢰이다. 집단에서 한 여자가 혼자 활약한다면, 그것은 집단의 붕괴를 의미한다. 이를 보면 남자들의 경우 특정 구성원의 활약이 집단을 더 강화시키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 잘 알지 못하고 좋아하지 않을 때조차도 힘을 합쳐서 단체활동을 한다. 그들은 서열을 인정하면서 각자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해나간다. 그것이 정치이거나 사업이거나 혹은 전쟁이어도 말이다. 반면 여자들의 경우 한 여성이 뛰어나서 다른 여성을 자극하면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보다 높은 서열에 서게 되면 그것이 불편해 지는데 이러한 심리적 바탕에는 " 내가 너보다 못할 이규가 없잖아!" 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여성으로서 상대의 이런 마음을 알기에 여성들은 어느 집단에 가든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수준에 맞게 변형시키려 한다. 뛰어나거나 뒤쳐지면 상대가 이질감을 느껴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여성들은 거의 비슷한 사람과 무리를 이루거나 혹은 하나의 커뮤니티 안에서 대부분 비슷해지며 더불어 비슷한 인생의 행로를 경험한다. 이러한 여성들의 동급 의식은 환경에 따라 집단 내 서열관계를 바꾸게 된다. 왜냐면 사람의 리더 자리를 장기적으로 보증하지 안히 때문이다. 비요른쥐프케는 이렇게 말한다.
남자아이들은 새로운 그룹에서 매우 신속하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서열관계를 만든다. 한번 만들어진 권력체계는 쉽게 변화하지 않으며, 구성원들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수많은 갈등과 권력투쟁의 싹이 애초에 봉쇄된다. 그러나 여자아이들의 집단에는 명환한 서열이 형성되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지위는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되며, 때때로 바뀌기도 한다. 얼굴이 예쁜 순위로는 제일 마지막이었던 아이가 성격이 좋은 순위로는 첫째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여자들은 내 주위의 여자가 나보다 잘난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리더의 서열이 바뀔 수가 있는 것이다. 남자들에게 서열이란 당연한 것이지만 여자들에게 서열이란 다른 의미가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루안 브리젠딘의 <남자의뇌, 남자의발견> 에서도 설명이 된다. 유치원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어느 연구에서 남자아이들의 무리에서는 첫번째 놀이시간이 끝날무렵, 분명한 위계질서가 확립되어 있었다.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도 지배적인 위계질서가 유사하게 확립되기는 했지만 월씬 유동적이었다. 하지만 남자아이들 무리에서는 두번째 놀이시간이 끝나자 마자 모든 아이가 각자의 지위에 동의했고 이 지위는 연구가 지속된 나무지 6개월동안 변화가 없었다. 이런 점을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여성은 어떤 여성과도 동등한 눈높이로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부정적으로 본다면 누군가 다른 여성이 내 위에 올라서는 것 자체에 대해 시기심과 질투를 느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집단 구성원 간에 서로 차이가 나는게 불편하면 그들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에서 그 평형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너무 잘나거나 너무 못난 여성들은 왕따가 될 확률이 크다. 그녀들의 조직에 위협이 되거나 불편하기 때문이다. 다소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아파트 단지 내 주부들이 같은 평형대에 사는 여성들하고만 어울리는 것도 이런 예에 해당된다. 나보다 큰 평수에 사는 여성이나 혹은 너무 작은 평수에 사는 여성들과는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상대가 나보다 잘나거나 못나거나 자신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는 이상 상대의 개성을 그대로 놔둔다. 그리고 그 개성 있는 남자 역시 팀원들로부터 고립되는 것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는 누군가가 나와 많이 다른게 불편하다 나보다 잘난 여자는 내 자존심을 건드려서 싫고 나보다 못난 여자는 나까지 구질구질해져서 싫은 것이다. 영화<말레나>에서 마을의 여자들은 뛰어난 미모의 말레나를 왕따시킨다. 그녀를 향한 남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뿔이 난 여자들은 말레나가 창녀라는 소문을 퍼뜨린다. 아내의 눈초리가 무서워 남자들은 말레나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고 여자들은 경계심에 거리를 둔다. 전쟁에 나간 말레나의 남편이 죽었다는 말이 들리고 그녀는 당장 먹고 사는 일을 걱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왕따를 당하다 보니 말레나는 직장도 없이 굷게 되고 먹을 것을 가지고 추근대는 남자들 때문에 정말 마음 여자들의 말처럼 창녀가 되고 만다.
또래의 여성들에게 터부시되는 사람은 예쁜 여성만이 아니다. 자기 주장이 강하거나 지나치게 똑똑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착한 것도 여성 조직에 하대를 받는 이유가 된다.